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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2. 신간 도서 스케치

불확실성의 시대

by 제네시스33 2023.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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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의 고양이’,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 ‘보어의 상보성의 원리’ 등 과학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이 용어들은 현대물리학의 기초인 양자역학의 탄생과 발전 과정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들이다.

양자역학(量子力學)은 미시 세계의 입자 및 입자의 무리가 어떠한 힘에 의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다루는 학문으로 컴퓨터의 주요 부품인 반도체의 작동 원리를 비롯해 오늘날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신기술들의 바탕이 되는 과학이다.

20세기 초,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원리’를 발견하여 고전물리학의 절대적인 시간과 공간 개념을 뒤흔들어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창안해냈다. 이 책은 20세기 과학사를 장식한 세계의 과학 지성들이 고전물리학의 한계를 타파하고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으로 대표되는 현대물리학의 빛나는 성취를 만들어나가던 순간들을 담아낸 대중과학 논픽션이다.

촉망 받는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당대 과학자들이 남긴 편지, 메모, 연구 논문, 저서 등을 토대로 1900~1945년에 질적인 변화를 이뤄낸 현대물리학의 역사를 한 편의 드라마처럼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그러나 빛이 찬란할수록 그림자는 짙은 법.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의 시대는 전쟁의 광기가 몰아치던 시대와도 오버랩 된다.

과학이 역사를 바꾸기도 하지만, 역사가 과학의 쓰임을 정하기도 하던 시기, 이들의 놀라운 발견은 원자폭탄이라는 무시무시한 대재앙으로 연결되기도 했다. 그 누구도 자신들의 학문적 열정과 진리에의 탐구가 살상무기 제조에 쓰이기를 바라지는 않았을 터.

찬란하지만 어두웠으며, 동기와 결과가 일치하지 않았던 이 시절을 저자가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명명하는 이유다. 현대물리학의 태동에서부터 황금기에 이르는 역사적 흐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되는 탁월한 교양과학서다.

출판사 리뷰

20세기 초까지 물리학자들은 수백 년 전의 기하학이 그랬던 것처럼 물리학 역시 완성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1899년, 미국 물리학자이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앨버트 마이컬슨은 “물리학의 중요한 기본 법칙과 사실들은 모두 발견되었다. 그것은 아주 확고하여 새로운 발견의 추월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앞으로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은 소수점 아래 여섯 번째 자리에 있다”라고도 이야기했다. 반면, 고전 전기역학의 창시자인 제임스 맥스웰은 조금 다른 결의 이야기를 했다. “꼼꼼한 측정의 노력에서 얻어야 하는 진정한 보상은 더 큰 정확성이 아니라, 새로운 연구 분야의 발견과 새로운 과학 아이디어의 발달이다.”

17세기 뉴턴의 운동 법칙이나 19세기 맥스웰의 전자기 법칙 등으로 상징되는 고전물리학은 시간과 공간을 관측자와 독립되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절대적인 것으로 상정하고, 인간의 눈에 포착되는 현상 내지 그보다 더 큰 거시적인 현상들을 다루었다.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인과론과 결정론적 관점으로 자연현상을 해석했던 고전물리학은 그때까지 인간이 경험했던 대개의 현상들을 수월히 설명해냈다. 하지만 1890년대에 접어들어 기존의 고전물리학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이컬슨은 틀렸고, 맥스웰의 전망이 맞았다.

과학자들은 ‘발견’하는 이들이기도 하지만, ‘해석’하는 이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무엇이 올바른지 알고자 할 뿐 아니라, 그것이 왜 올바른지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과학이 학문적으로 아름다움을 발할 때는, 진리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가기 위해 기존의 이론을 폐기하거나 수정하며 한 단계 더 진일보하는 순간일 것이다.

그 순간 과학은 ‘세계를 발견하는 과학’에서 ‘세계를 바꿔놓는 과학’이 되기도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는 20세기 과학사를 수놓은 걸출한 과학 지성들이 고전물리학의 한계를 타파하고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두 축으로 대표되는 현대물리학의 빛나는 성취를 일궈가는 순간들을 담아낸 대중과학 논픽션이다. 저널리스트인 토비아스 휘터는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20세기 위대한 물리학의 명장면’들을 현장감 있는 문장으로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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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과학’은 1900년 베를린에서 막스 플랑크로부터 시작되었다. 19세기 물리학자들의 난제 중 하나는 흑체복사곡선을 고전물리학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고전물리학의 수단들로는 온도와 색상 스펙트럼의 연관성을 바르게 설명하는 공식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던 방법론까지 동원해가며 흑체복사선에 대한 연구를 한 끝에 “에너지가 매우 특정한 수의 유한한 등가성 알갱이로 구성되었다”라고 발표한다. 그가 말했던 이 ‘알갱이’는 곧 양자 개념으로, 플랑크의 양자가설은 이후 아인슈타인의 광양자가설에도 영감을 준다. ‘새로운 과학’은 또 다른 곳에서도 움트고 있었다.

여성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노벨상 2관왕인 마리 퀴리는 20세기 초, 앙리 베크렐이 발견한 우라늄선에 매료되어 이후 방사선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으며, 그 과정에서 우라늄보다 더 강한 방사능을 지닌 물질인 라듐을 분리해내는 데 성공한다. 이로써 훗날 핵물리학으로 발전하게 될 과학의 새로운 영토가 개척되었다.

한편, 연구실과 실험실에서 고군분투했던 과학자들과 달리 생업 전선에 몸을 내맡긴 일상 가운데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발견을 해낸 인물도 있었다. 그 주인공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다. 1900년 막스 플랑크의 흑체 문제에 대한 발표를 읽고 난 뒤,

스위스 특허청에서 3등급 심사관으로 일하던 그는 1905년에 빛, 즉 모든 전자기선은 파동이 아니라 일종의 입자인 양자로 구성되었다는 주장을 담은 원고(‘발견적 관점에서 본 빛의 생성에 관하여’)를 발표한다.

그전까지 과학자들은 빛이 파동이라고만 생각했다. 플랑크는 계산을 위한 임시 수단으로 양자 개념을 도입했을 뿐이지만, 아인슈타인은 그의 이론을 발판 삼아 더욱 혁명적으로 사고를 진화시킨 것이다.

이들을 필두로 《불확실성의 시대》에서는 20세기 초중반, 과학의 새로운 영토를 넓혀나간 과학자들―닐스 보어,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막스 보른, 루이 드브로이, 폴 디랙, 에르빈 슈뢰딩거, 리제 마이트너 등을 차례로 호명해내어 이들이 기존의 이론을 수용하고, 반박하고,

보완해나가며 현대물리학(그중에서도 특히 양자역학)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는 모습을 한 편의 드라마처럼 그려낸다. 저자가 선별하여 책에 실은 50여 개의 장면들은 그 자체로 현대물리학사의 계보다.

반백년의 세월에 걸친 드라마 속에서 세기의 과학자들은 서로의 스승이자 제자가 되어 때로는 상대방의 학문적 고뇌에 공감해주고, 때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고 치열하게 논쟁한다. 이들은 세계대전의 참화 속에서도 서로의 논문을 찾아 읽고, 국경을 넘나들며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의 토대를 단단히 쌓아나갔다.

특히, 원자 모형과 양자이론을 둘러싼 하이젠베르크와 보어의 대화(‘1922년 괴팅겐-아버지를 찾은 아들’), 상대성이론과 양자이론에 관한 아인슈타인과 하이젠베르크의 대화(‘1926년 베를린-물리학의 신들을 만나다’), 전자와 광자가 주제였던 제5차 솔베이회의에서 이루어진 보어와 아인슈타인 사이의 대논쟁(‘1927년 브뤼셀-대논쟁’)을 재구성한 부분들은 이들의 협력과 갈등을 생생히 보여주는 이 책의 명장면들이다.

저자_ 토비아스 휘터

뮌헨과 버클리에서 철학과 수학을 공부했다. 《테크놀로지 리뷰(MIT Technology Review)》와 《차이트(ZEIT)》 편집자였고, 공동 창간한 철학잡지 《호헤 루프트(HOHE LUFT)》의 부편집장이었다. 현재 그는 프리랜서 기자 및 작가로 《호헤 루프트》와 《차이트 비센(ZEIT Wissen)》 등에 글을 기고한다.

옮긴이_ 배명자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8년간 근무했다. 이후 대안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독일 뉘른베르크 발도르프 사범학교에서 유학했다. 현재는 바른번역에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숲은 고요하지 않다》, 《아비투스》, 《세상은 온통 화학이야》, 《우리는 얼마나 깨끗한가》, 《부자들의 생각법》 등 70여 권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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